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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삿날

서른셋 생일이 정신없이 지나갔다. 집 이삿날이라 아침부터 짐싸고 닦고 나르고 버리고.. 갓 나온 책 관련해 이런저런 일을 처리하고, 미흡한 것들에 답답해하고, 지독한 감기에 걸려서 콧물 질질 콜록콜록 열 뜨끈뜨근. 열아홉부터 자취를 했지만 미역국 거른 적은 한번도 없었는데, 처음으로 미역국 없는 생일을 보냈다. 미역국 그게 뭐라고 기분이 영 별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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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의 경험 vs. 실패의 예방 경험

*2월21일에 책 <그때는 누구나 서툰 여행>이 나왔다. 바로 이어진 주말부터 어제까지는 집 이사 때문에 정신을 놓고 있다가 오늘 언론계에서 일하는 지인들에게 보낼 기증본도 챙기고, 친구들에게 카톡으로 출간 소식을 전했다. 오늘 25일자로 인터넷 교보문고 '오늘의 책'코너에 노출됐다는 출판사의 연락에 사이트를 살펴봤다. 여행에세이 카테고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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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테 하는 말로 들려

보르도를 떠난 지 열흘이 넘었는데 이사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브뤼셀은 EU본부가 있는 도시이고 엄청난 다민족 다문화의 도시라 프랑스에 비하면 훨씬 융통성 있다는 느낌이다. 하지만 여기도 유럽은 유럽인지라 택배 배송, 인터넷 설치 같은 (나에게는 촉각을 다투는) 서비스가 어쩜 이럴까 싶을 정도로 느긋하다. 일례로 3월4일에 인터넷 개통을 신청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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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혹은 편지

그때는 누구나 서툰 여행 이 책의 겉 테두리는 여행기다. 스물넷 11월에 만난 찬란한 파리부터 스물여섯 10월이 기억하는 실연 후 걷게 된 암스테르담, 서른둘이 마주한 8월의 빛나는 크로아티아까지. 작가가 지나친 열세 번의 유럽을 담았다. 단순히 어느 처자의 힐링용 여행서적이라 말하면 억울하다. 그 처자는 내가 아는 한, 대한민국에서 가장 치열하고 섬세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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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고 있어요, 유인경 선배님

오랜만에 Feedly에 들어갔다. 읽지 않은 수백 건의 글이 쌓여있다. 게으른 천성에 욕심만 많아서 좋은 콘텐트가 있다 싶은 사이트나 블로그는 국내 해외 할 것 없이 죄다 RSS 구독을 해놓은 탓에 며칠만 접속을 안해도 징그럽게 많은 글이 쌓인다. 늘 그랬듯이 제목만 스윽 눈으로 훑어보다가 마음에 드는 글 몇 개를 읽었다. 100개의 글 중 4-5개의 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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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성 강박일까, 순수한 창작욕일까

책이 나온 지 한 달이 조금 지났다. 이 경험 덕에 '안해봤던 일을 시도해보는 것은 언제나 옳다'라는 그간의 믿음이 더 확고해졌다. 원고를 쓸 때는 몰랐던, 내 마음 그림자 우듬지에 있던 꽤 유치한 생각들과 처음 보는 희한한 감정들이 튀어나왔기 때문이다. 오르락 내리락 하는 인터넷 서점 판매 순위를 확인할 때면 성적표에 적힌 숫자 하나에 조마조마 할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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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스테이지

지난 한달여간 지속된 방황기가 이제 얼추 끝나가는 듯 하다. (물론 언제 불쑥 다시 시작될 지 모르지만) 이것저것 두드려댔더니 시야가 조금 더 밝아졌다. 특히 얼마 전 알게 된 파리지엔 콘스탄스와 그녀의 훌륭한 작업 덕분에.. 어쨌든 지금 나에게 중요한 것은 내 컨텐츠를 쌓는 것이고, 마음이 끌고 가는대로 따라가다보면 차차 차차 쌓일 거라는 믿음. 복잡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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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안끼치는 여자

정말 오랜만에 예전에 한 팀에서 일하던 선배에게 메일을 보냈다. 평소엔 특급 소심쟁이로 최소한의 사람들 하고만 친목을 쌓는데, 종종 생각나는 사람이 있으면 앞뒤 맥락에 상관없이 불쑥 연락을 하는 버릇이 있어서, 그 바람에 3-4년 만에 안부를 묻게 됐다. 근황을 주고 받은 뒤, 선배가 덧붙인 말. "건강하고 어디서든 최혜진답게 잘 살거라 믿어서 별 걱정은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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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최혜진. 자발적 마감 노동자. 잡지쟁이. 글쓰는 사람.1982년 대전에서 태어났다. 첫사랑이 남긴 지독한 우울감을 라디오헤드의 음악과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로 치유했다. 그 뒤론 늘 무언가를 보고 듣고 읽고 썼다. 박완서, 오정희 할머니의 글을 사랑하고 우디 앨런 할아버지와 친구가 되었으면 하고 바란다.  열아홉 생일 날, 부모님 몰래 혼자 부산으로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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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 친구를 구합니다

한국에서 돌아와 이곳 보르도 지인들을 만나러 다니는 요즘, '흐음, 뭔가 다른데...'싶은 느낌이 있다.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대화도 즐겁고 음식도 맛나고 분위기도 좋다. 하지만 뭔가 아주 살짝 빈 느낌이 있다. 그냥 둬도 되는 공간이지만, 은근히 끈질기게 생각이 나서 하는 수 없이 그 이유를 찬찬히 파악해 보았다. 우선 여기 지인들과 나누는 대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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